이 동네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물 위에 집을 짓고 살고 있습니다.
거의 물위에 떠 있는 집들입니다.
문제는 지금부터 더 심각하더라구요.
교회를 들어가는 가까운 길목을 지나는데
예전 같지 않은 모습들이 보이는 겁니다.
집들과 집들 사이에 사람들이 오고 가려면 다 대나무 다리를 이용하는데...
아니 대나무 길이라고 하면 더 나을 것 같네요.
그 대나무를 엮어 만들어 놓은 길이
많이도 손상이 되어 부러지고 떨어져 나가고...
그리고 꺽여서 떨어져 나간 부분들이 많은 거예요.
자칫하면 발이 빠질만한 곳이 많고
심지어 어린 아이들이 빠질만큼의 크기에 구멍들이 여기저기 나 있는겁니다.
조심스럽게 들어가면서 걱정스러운 마음이 듭니다.
순간순간 머릿속에 이곳에 살고 있는 어린 아이들이 생각이 나며
자꾸 스쳐가는 겁니다.
그것도 염려가 되는데
들여다 보이는 다리밑의 모습이나 집 아래 모습
그리고 군데군데 공간으로 들여다 보이는 속의 모습은 이건 정말 아닙니다.
온갖 쓰레기 다 버려서 물있는 곳에는 둥둥 떠 있고
물 없는 곳에는 찐득찐득한 썩은 검은 흙위에
더덕더덕 붙어있는 가지가지 더러운 쓰레기들
그 속은 어쩌다가 눈길만 가도 숨이 막히고 얼른 외면해 버리고 싶은 상황입니다.
야! 정말 이런 곳에서들 산다니......기가 막힙니다.
그래도 거기 사는 사람들은 아무렇지도 않아 보입니다.
참.... 사람이 환경에 묻혀 산다는게 이렇게 무서운것이구나 생각하니
한편 두렵기도 합니다.
이미 길목에서부터 들리던 찬양의 소리가 교회 들어서니 뜨거운 열기입니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데
목청껏 찬양을 부르고 춤을 추는 그들 오죽 덥겠습니까?
더군다나 선풍기도 변변치 않고
많은 사람들이 그 좁은 교회 공간에 모여 열기를 내 뿜고 있으니
말할수 없이 더 후덥지근하고
그곳의 특유한 냄새가 땀 냄새와 어울려 들어가기가 좀 순간 추춤해지더라구요.
들어가 의자에 안아서 기도를 하는데
기도에 몰입되기 보다는
대나무 바닥에서 올라오는 그 역겨운 냄새가 중언부언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들의 예배중에는 한 주간의 생활 간증하는 시간이 있는데
여러 사람들이 눈물로 간증을 합니다.
그 간증의 시간에 눈을 돌려 환경을 살피게 되었습니다.
아!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늘 궁굼하게 여겨오던 문제의 해답을 보게 된 것입니다. 깜짝 놀랐습니다.
교회창문 바로 옆에 그들의 생리적인 문제 크고 작은 일들을 처리하는
그것이 (?) 보였습니다.
화장실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변소라고도 할 수도 없구요.
바로 이 말이, 이표현이 맞을 것 같습니다. 뒷간요.
그러지 않아도 역겨운 냄새에 숨을 크게 쉬지도 못하고 있는데
그때부터 정신이더 혼란스러워졌습니다.
그 냄새가 다 들어 오는 것만 같았습니다.
바닥은 대나무로 되어 있어 그 틈바구니로 아래가 보이는데
그 시커먼 흙 위로 보이는 지저분한 것들.... 그것 뿐입니까?
바닥은 물론 전체가 대나무로 만들었으니 그 틈새로 불어 올라오는 바람은
냄새를 동반하여 시원하다기 보다는
차라리 더워도 안 불어 주는 것이 더 좋겠다고 여겨지는 정도입니다.
이 교회는 물이 차오르게 되면 바람부는대로 조금씩 흔들립니다.
그래서 소위 [댄싱처치]라고도 불리웁니다.
지난번 이곳 필리핀에 태풍이 지나가면서 많은 지역의 사람들이 죽거나
다치거나 집을 잃고 심지어 죽은 사람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그 태풍과 비에 피해가 없었는지 궁굼해서 물었습니다.
제가 태풍의 기간 동안 한국에 있었거든요.
그 질문을 받고 교우들이 손을 들면서 하는 말이
하나님의 은헤로 아무 피해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주님의 은혜가 늘 감사할 뿐입니다.
만약에 그곳에 피해가 왔다면 보통 큰 문제가 아니었을 것입니다.
생각만 해도 참으로 끔찍한 일이었습니다.
저는 열심히 주님의 생명이 담긴 복음을 외쳤습니다.
예수그리스도를 증거하고 잘 믿기를 권했습니다.
소망을 심어 주려고 힘써 외쳤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정신을 깨우쳐 주고 마음을 위로하며
크리스챤의 변화되는 삶을 통해
그 지역에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나타내 보이자고 그야말로 외쳤습니다.
설교 후에는 그들에게 [주여! 주여! 주여!] 삼창을 가르치고
함께 통성기도를 했습니다.
그 교회 젊은 목사가 울고 성도들도 눈 시울을 적시며
은혜로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나는 성령님의 큰 감동도 받고 그들을 보는 내 마음이 너무 안됐고 아파서
먼저 그 교회 집사님 가정 아이들을
매월 장학금을 후원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러지 않아도 장학생으로 공부하게 해 달라고 기도해 왔다고 합니다.
여섯명을 선정하여
그들의 신상서를 그 자리에서 작성해 가지고 그 교회를 나왔습니다.
그들은 너무 행복해 했습니다. 너무 감사히 여겼습니다.
그들이 바로 포스워쉽댄스신학원에서 후원하게 될 아이들입니다.
나오는 길에 장학생으로 선정 된 한 가정을 들리게 되었는데
그 집의 안을 들여다보고 사는 모습에 또 마음이 에리고 아파옴을 느꼈습니다.
나는 단 하루도 그런 집에 살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살고 있었습니다.
어두워진 시간이라 움푹움푹 떨어져 나간 대나무 다리 조심스러워
살금살금 걸어 나왔습니다.
밤이라 주변이 또렷하게 보이지 않으니 더 나았습니다.
무슨 의미인지 이해가 되시지요?
그러면서 기도하는 마음을 가졌습니다.
이들이 살고 있는 현실의 삶에 터전에 어찌하면 도움을 줄 수 있을까? ........
너무 많은 일들이 보이고 보여지지만 우선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서.......
마음이 울컥하고 눈물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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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위에 대나무라도 새것으로 바꾸어 주도록 해 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길들이 너무 많아 벅차지만 우선 교회 들어가는 대나무 길만이라도 말입니다.
한숨만 나오고 마음이 울컥하기만 하네요.
이것이 선교사의 마음이겠지요?
이 한숨과 울컥함이 감사와 기쁨과 보람으로 다가오리라 믿어요.
그만 쓸네요.
감사해요!
백 선교사가 현장을 돌아보고 와서 글을 남깁니다.